요새 돈을 정말 많이 쓴다. 쇼핑도 되게 많이 하고 먹을 것도 엄청 사먹는다. 그래서 취미생활에는 큰 돈을 쓰지 않으려 노력중이다. 그러다 돈 안써도 되고 자기개발도 가능한 새로운 취미를 찾게 되었다. 바로 영어문제집 풀어 '버리기'. 한 마디로 집에 쌓여 있는 앞부분만 공부한 영어책들 빨리 다 풀어서 버리는 걸 목표로 영어 공부를 하는 것이다.
이전에 영어를 쓰는 업무들을 많이 해왔던 지라 유창하게 영어를 구사하는 친구들이 주위에 꽤 있다. 대부분 해외파 출신으로 일할 때 영어로 대화하면 나만 쭈굴쭈굴해졌던 슬픈 경험이.. 아무튼 이 친구들은 워낙 나보다 잘하긴 했지만 하나같이 국내에 들어오면서 영어를 많이 안쓰다보니 영어실력 유지가 어렵다는 말들을 했다. 나는 유지할 실력도 없긴하지만 어느정도 공감하게 될 일이 생겼다.

동네 마실을 갔다 오는데 반대편에서 걸어오던 외국인이 우체국 어디냐고 길을 물어왔다. 순간 영어가 머릿 속에서는 맴도는데 이상하게 입 밖으로 튀어나오지가 않고 심장이 쿵쾅거리기 시작했다. 아니 길 물어보고 알려주는거는 초등학생 때 배운건데... 침 한번 꿀꺽 삼키고 그래도 길 잘 알려주고 돌아섰는데 순간적으로 긴장한 내 자신이 너무 한심ㅋㅋㅋ 참고로 나는 외국 생활은 하나도 안했지만 영어영문학을 전공했고 학원에서 영어강사 생활도 했다. 참 번역일도 했었음.....근데 아직도 이 모양..
사실 지금도 미국 드라마를 보면 못알아듣는거 되게 많고 스피킹 실력은 여행을 다닐 정도는 되나 유창하진 않다. 브로큰 잉글리쉬도 되게 많이 쓴다. 가장 최근에 본 영어시험은 작년 5월쯤 본 오픽에서 IH 받은거? 음.. 주위 친구들 다 AL급인데 나만 AL을 못받았다..
영어실력을 향상시키는 것은 큰 노력이 들고 어려운 것임을 알기에 실력이 퇴하하는 것이라도 막아보고자 올해 초엔 BBC 뉴스 스크립트 필사와 읽기를 시도했으나 재미도 없고 귀찮아서 실패했다. 그리고 한 5달 정도 영어를 놓았는데 최근에 열심히 살기 프로젝트 중이라 다시 영어 공부를 해야겠다고 마음 먹었다... 도 핑계...
실은 오랜만에 책장을 정리하는데 대학교때 쓰던 영어 책들이 잔뜩 나왔다. 다 갖다 버리려다가 살짝 펴봤는데 세상에 다 쓰지도 않은 것들이 태반이었다. 그냥 버리기엔 너무 아까워서 얼른 다 풀고 버리기로 마음 먹었다. 일부러 돈주고 영어학습지도 하는데 이게 더 싸게 먹히고 좋잖아! 그리고 어차피 풀꺼 블로그에 공부한 내용도 정리해서 올려야겠다.

사진에서만 저만큼이지 사실 더 있다. 올해가 가기 전까지 다 풀고 버릴 수 있으려나.. 이렇게 영어실력 유지 겸 공부 겸 새로운 건설적인 취미생활 하나가 생겼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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